본문 바로가기

크립토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아직도 은행이 정답일까? 스테이블코인과 실제 비용을 비교해봤다

해외로 돈을 보낼 때 우리는 보통 가장 먼저 수수료를 확인한다.

그런데 국제송금에서 화면에 표시되는 수수료는 전체 비용의 일부일 뿐이다. 환율에 포함된 마진과 결제수단 비용, 중개기관 수수료, 수취은행 비용까지 계산해야 실제로 어느 방법이 저렴한지 알 수 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내가 얼마를 보냈는지가 아니라, 상대방이 최종적으로 얼마를 받았는가?

‘수수료 0원’만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송금업체가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고 광고하더라도 시장 환율보다 불리한 환율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실제 환율과 고객에게 제시된 환율 사이에 3% 차이가 있다면, 별도의 송금 수수료가 없어도 사용자는 사실상 3%를 부담한 것이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200달러를 해외로 보낼 때 발생하는 세계 평균 총비용은 6.36%였다. 디지털 송금은 평균 4.59%, 전문 송금업체는 4.72%였으며 은행 송금은 평균 14.99%로 집계됐다.

이 통계에는 표시된 수수료와 환율 마진이 모두 포함돼 있다. 세계은행 송금 비용 보고서

물론 모든 송금이 이렇게 비싼 것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한 국가 간 경로에서는 1~3% 수준의 서비스도 찾을 수 있다. 반대로 거래량이 적은 통화나 현금 수령이 필요한 경로는 평균보다 훨씬 비싸질 수 있다.

기존 송금도 생각보다 빨라졌다

은행을 통한 국제송금은 여전히 며칠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최신 디지털 송금서비스까지 전부 느리다고 보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FSB가 공개한 2025년 자료에서는 조사 대상 송금서비스의 54.4%가 1시간 안에 자금을 지급했다. 76.3%는 1영업일 안에 수취인이 돈을 받을 수 있었다. FSB 국경 간 결제 보고서

디지털 송금업체들은 국가별 계좌에 자금을 미리 배치하거나 현지 지급업체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과거의 국제 은행 송금보다 처리시간을 줄였다.

따라서 ‘은행 송금은 무조건 이틀, 크립토는 무조건 몇 분’이라는 식의 비교는 지나치게 단순하다.

측정해야 할 시간은 송금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수취인이 현지 통화로 돈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순간까지다.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면 비용이 얼마나 발생할까?

스테이블코인 송금에도 비용은 존재한다.

일반적인 경로는 다음과 같다.

  1. 송금인이 현지 통화로 USDT나 USDC를 매수한다.
  2. 거래소 또는 개인 지갑에서 수취인에게 전송한다.
  3. 수취인이 자신의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판매한다.
  4. 현지 통화로 은행 계좌에 출금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다음과 같이 계산해야 한다.

매수 수수료와 스프레드 + 출금 수수료 + 블록체인 네트워크 비용 + 매도 수수료와 스프레드 + 현지 통화 출금 비용

바이낸스의 일반 현물 거래 수수료는 0.1%다. 하지만 모든 거래소가 같은 가격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코인베이스는 저거래량 구간에서 주문 방식에 따라 0.4~0.6%의 거래 수수료를 부과한다. 바이낸스 수수료, 코인베이스 수수료

또한 스테이블코인이라고 해서 모든 거래쌍의 스프레드가 0에 가까운 것은 아니다.

USD와 USDC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거래쌍은 가격 차이가 매우 작을 수 있다. 하지만 KRW→USDT 또는 USDT→BRL처럼 현지 통화가 포함되면 해당 거래소의 유동성에 따라 별도의 스프레드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양쪽 국가에 합법적인 거래소가 있고 거래량도 충분하다면, 스테이블코인의 총비용은 기존 송금서비스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몇 분 만에 전송됐다고 송금이 끝난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상 전송 자체는 매우 빠르다. 은행 영업시간과 주말, 공휴일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온체인 전송 완료와 실제 송금 완료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

수취인이 스테이블코인을 현지 통화로 판매할 수 있어야 하고, 거래소에서 은행 계좌로 출금할 수 있어야 한다. 거래소 입금 확인이나 KYC 심사, 은행 출금 지연이 발생하면 전체 과정은 길어질 수 있다.

BIS도 스테이블코인이 일부 국제송금 경로에서 기존 방식보다 빠르고 저렴할 가능성을 인정한다. 동시에 네트워크 비용과 온램프·오프램프 과정 때문에 모든 경로에서 이러한 장점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BIS 연차보고서

송금업체가 여전히 강한 이유

기존 송금업체의 가장 큰 경쟁력은 블록체인보다 빠른 기술이 아니다. 광범위한 지급망이다.

사용자는 은행 계좌뿐 아니라 카드, 모바일 지갑, 현금 수령점 등을 통해 돈을 받을 수 있다. 수취인이 크립토를 모르거나 거래소 계정이 없어도 된다.

특히 현금 사용 비중이 높거나 현지 거래소의 유동성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이러한 지급망이 결정적인 장점이 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로 빠르게 이동했지만, 정작 현지 통화로 바꿀 방법이 없다면 생활비로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국제송금에서는 블록체인보다 마지막 단계인 오프램프가 더 어려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빠른 대신 되돌리기 어렵다

스테이블코인 송금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위험도 있다.

블록체인 거래는 잘못된 주소나 네트워크로 전송하면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없다. 주소의 소유자를 알지 못하면 자금을 돌려받기도 어렵다. Ethereum 보안 안내, Coinbase 송금 복구 안내

QR코드와 주소록, 네트워크 자동 선택, 소액 테스트 송금 기능 덕분에 과거보다 실수 가능성은 줄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통 금융보다 복구가 어렵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크립토의 빠른 최종성은 정상적인 거래에서는 장점이지만, 잘못된 거래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된다.

기존 금융업체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는 이유

흥미로운 점은 전통 송금업체들이 크립토를 단순한 경쟁자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MoneyGram은 USDC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온·오프램프를 제공한다. Western Union은 Solana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PT를 출시해 거래소와 글로벌 지급망을 연결하고 있다. Visa 역시 스테이블코인 정산을 확대하고 있다. MoneyGram Ramps, Western Union USDPT

이들이 원하는 것은 기존 송금망을 완전히 버리는 것이 아니다.

블록체인을 빠른 국제 정산망으로 사용하고, 현지 통화 지급과 고객확인·자금세탁방지는 기존 금융망으로 처리하려는 것이다.

결국 미래의 국제송금은 ‘은행 대 크립토’보다 블록체인 정산과 기존 지급망의 결합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어떤 방법이 더 유리할까?

다음 조건을 만족한다면 스테이블코인이 비용과 속도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 양쪽 국가에서 합법적인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다.
  • 현지 통화와 스테이블코인의 거래량이 충분하다.
  • 저렴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선택할 수 있다.
  • 송금인과 수취인이 지갑 주소와 네트워크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 수취인이 현지 통화 출금까지 직접 처리할 수 있다.

반대로 다음 상황에서는 기존 송금업체가 더 적합할 수 있다.

  • 수취인이 현금으로 받아야 한다.
  • 현지에서 거래소 사용이 제한돼 있다.
  • 크립토와 현지 통화 사이의 스프레드가 크다.
  •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고객센터와 거래 취소가 중요하다.
  • 수취인이 크립토 사용에 익숙하지 않다.

결론은 크립토가 항상 이긴다는 것이 아니다.

모든 비용과 위험을 계산한 후에도 스테이블코인이 더 싸고 빠른 경로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양쪽 국가에 거래소와 충분한 유동성이 갖춰져 있다면, 단지 전통적인 방법이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더 비싼 송금서비스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